배당률이 높은 기업은 주주 친화적인가
미국 기업은 전체적으로 주주친화적이고 배당성향도 높다. 따라서 매월 혹은 분기마다 꼬박꼬박 나오는 현금 배당을 목표로 고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배당주 선정 기준을 단순히 '배당률이 높다', '오랫동안 배당을 해 왔다'에만 둘 때 생긴다.
미국 기업의 배당금은 배당성향에 따라 정해진다. 기업은 목표 배당성향에 따라 배당금을 산정한다. 배당률은 그 결과값 일 뿐이다. 그러므로 기업의 배당성향을 살펴볼 때는 배당률 변화가 아니라 배당성향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 불황일 때에도 주가가 우상향 하는 동시에 배당률까지 성장하는 기업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과거 배당성향이 좋았다고 배당 지속가능성까지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배당금의 의미를 잘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배당이란 것은 기업이 잉여 자본금을 주주에게 환원해 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주로 성숙기에 들어선 기업이 배당성향이 높은 편이다. 성장을 위해서 투자하는 자본의 지출이 필요한 기업은 잉여 자본금을 배당금 형태보다는 투자 자본으로 쓴다. 물론 성숙기에 접어든 고배당 기업도 배당금의 지급 원천인 EPS와 현금흐름 등의 실적이 악화하면 배당을 유지할 수 없다.
먼저 '배당률이 높다'라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배당률이 높다는 것은 산술적으로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나는 연간 배당금이 높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주가가 낮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간 배당률이 2.5%인 기업 A가 있다고 하자. A사 주식의 연간 배당금은 2.5 달러고 현재 주가는 100달러이다. 그런데 경영 악화와 대의적인 악재가 연속으로 발생해 주가가 반토막이 나면서 50달러가 되었다. 이제 배당률은 5%다 과연 A사 주식은 당신이 생각하는 '고배당주'인가? 이런 상황에 처한 기업은 보통 배당을 줄이거나 배당을 일시적으로 정지한다.
배당금 지급 사항은 기업 이사회와 경영진이 합의해서 결정하는 문제다. 이들은 다음 분기 실적 발표 때 혹은 더 시급한 경우에는 다음 배당 지급 기준일이 다가오기 전에 주주에게 알리는 언론 보도 형태로 공시하다. 그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배당 축소 조짐을 예상한 시장은 이미 발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 시점에 기업의 배당률이 높아 보이는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다른 기업 B는 특별히 주가 하락을 겪지 않았지만 현재 배당률이 5%라고 하자. 이 주식은 안전한 고배당주일까? 이 또한 알 수 없는 일이다. 배당금 대비 수익이 없을 수도 있고 적당한 수익 유보가 있어야만 가능한 투자 여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중장기적 수익성 악화로 배당성향이 올라가는 케이스라면 언제라도 배당 축소도 가능하다. 미국 주식시장은 배당 축소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여 배당 축소를 공시하는 순간 주가가 급락한다. 배당률이 높다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투자하면 자칫 곤란해질 수도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예를 들어 연간 배당률이 1.0%인 기업 C를 생각해 보자. C사와 같은 업계에 있는 경쟁사의 평균 배당률은 2%대이다. 이때 C사 주식을 저배당주로 생각하고 배당 투자 대상 목록에서 제외해야 할까? 배당률만 보고는 알 수 없다. 결론은 왜 다른 유사 기업 대비 배당률이 낮은지 그 원인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배당을 지급할 만큼 충분한 실적이 나오지 않아서, 신사업 개발 등 성장을 위해 현금 유보율을 늘려서,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어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지금 낮은 배당률이 성장에 집중하기 위한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경영학화에 따른 경보음인지에 따라 투자 고려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고배당주가 고배당인 이유, 저배당주가 저배당인 이유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 이유를 알고 싶으면 기업 공시와 재무제표를 봐야만 한다.
전반적인 경기 상황 때문이든 기업 자체의 문제로든 배당금을 지급할 현금 여력이 없는 기업은 언제든 배당을 줄이거나 전면 배당을 중지할 수 있다. 그러니 배당주 투자를 할 때는 배당률이라는 단편적인 지표뿐 아니라 배당의 지속 가능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전체적인 재무 현황을 살펴봐야 한다.
기업의 배당성향을 이해하려면 재무제표를 봐야 한다
모든 해답은 재무제표에 있다. 그러면 재무제표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보고 해석해야 기업의 배당성향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 배당금을 결정짓는 것은 기업의 배당성향이므로 먼저 그 배당성향을 어떤 수익 지표에 적용하는지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 순이익과 주당순이익에 배당성향을 적용해 배당금을 책정한다.
기업의 영업, 재무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과거 배당성향이나 현재 배당률만으로 배당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배당률 뒤에 숨은 의미를 꼭 이해하고 투자에 활용하도록 하자.
◇ 배당주 배당성향 체크항목 ◇
1. 기업실적
기업의 이익과 현금흐름이 배당과 함께 우상향하고 있는가? 기업이익이 성장해야 지정 배당성향에 따라 배당금도 성장 한다. 충분한 현금 보유력이 없으면 배당을 지급할 여력도 없다.
2. 배당성향 변화 추이
배당성향을 상승시켜서 배당금이 높아진 것은 경영진과 이사회가 기업의 미래 이익이 상승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이다. 그 반대의 케이스는 기업 이익 나빠질 신호이자 배당 성향 축소 조짐이다.
3. 배당패턴
배당금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고 있거나 또는 커지고 있는가? 변동성이 큰 편인가? 과거 배당이 줄어들거나 중지가 있었 다면 어떤 이유에서였는가?
4. 배당률 산정기준
과거 1년간 지급한 배당금 기준인가, 아니면 가장 최근 발표한 배당금액이 앞으로 1년간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한 배당 률인가? ETF 배당일 때 배당률 계산 시 기준 가격이 펀드 주가인지 혹은 순자산인지, 주가와 순자산에 큰 차이가 있 는지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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