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는 1990년 캐나다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토론토 35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었다. 미국에서는 1993년 'SPDR S&P500 ETF(SPY)'가 미국 최초의 ETF 상품으로 출시되었다. S&P 500을 추종하는 이 상품은 지난 10월 역대 ETF 중 최초로 운용자산이 6000억 달러를 넘은 스테디셀러 상품이다. 한국에서는 2002년 삼성자산운용이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KODEX200 ETF'를 최초로 출시하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이 기초 지수를 추월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커지면서 ETF는 급성장을 이루었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 바람이 붐을 이루었고, 수수료가 낮으면서 매매가 자유로운 ETF에 투자자들이 몰렷다. ETF의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며, 미국에 투자한 ETF 자산이 70% 정도이다.
또한 미국 ETF에 유입된 자금은 올해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2024 연말까지 한 달 정도 남은 채로 역대 최대치였던 2021년의 기록을 넘어섰다. 올해 미국의 ETF 순 유입액은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블룸버그 통신은 '2024년은 ETF에 있어서 획기적인 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 ETF의 어떤 장점을 투자자들이 좋아하는가? ETF는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펀드를 말한다. 개별 종목이 아닌 여러 종목을 묶어서 투자의 변동성을 줄이는 펀드 투자의 장점과 실시간으로 거래소에서 매매하는 주식 투자의 장점을 합친 상품이다. 개인이 소액으로 접근하기 힘든 채권이나 원유 등의 원자재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ETF의 매력적인 점이다. ETF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격언을 쉽게 수행하도록 도와준다. 코스피 200에 있는 200 종목의 주식을 모두 한주 씩만 사려고 해도 약 1800만 원이 필요하지만 KODEX200 ETF에 투자를 하면 약 3만원으로 200개 종목에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ETF는 대부분 수수료가 0%대로 낮고, 절세 효과가 있다. 미국에서는 펀드매니저가 펀드 내에서 증권을 사고팔 때 투자자에게 자본이득세가 발생하는데, ETF는 투자자가 매도할 때만 자본이득세가 부과되어서 절세 효과가 크다. 한국에서도 연금 계좌로 ETF에 투자해 절세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이렇듯 펀드보다 ETF 구조가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미 펀드 운용 자산 대비 미국의 ETF의 운용자산규모는 2014년 14%에서 2024년 32%로 성장했다. 한국에서도 공모 펀드 대비 ETF 자산 비중이 2020년 30.1%에서 2024년 9월 58.6%로 높아졌다. 이것 또한 ETF가 직접 투자와 공모 펀드 시장 일부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가 기본이라면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자산을 운용하는 액티브 ETF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액티비 ETF의 대표 예로는 캐시 우드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이노베이션 ETF'다. 테슬라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 혁신 기업을 담고 잇다. 2020년 한 해 동안 15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다만 액티브 ETF는 변동성, 즉 등락 폭도 큰 편이다. 이노베이션 ETF 역시 2021년 2월 고점 156.58 달러 대비 절반 이하인 6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주식형 ETF외에도 ETF가 인기를 얻으면서 원유, 금, 은, 농산물 등에 투자하는 원자재 ETF, 미국 장기채 등에 투자하는 채권형 ETF, 달러·엔화 등에 투자하는 통화형 ETF 등이 동시에 부상했다. 요즘 한국에서 인기 있는 상품은 파킹형 ETF이다. 파킹형 ETF는 양도성 예금 증서 91일물 등 초단기 채권의 금리를 일할 계산해서 매일 복리로 반영하는 상품이다. 은행 예금 '파킹통장'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다. 코스콤에 의하면 올 들어 한국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ETF 1·2 위는 파킹형 ETF인데 'KODEX 머니마켓액티브'와 'KODEXCD 금리액티브'가 그것이다.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상장 이후 76 영업일 만에 순자산 3조 원을 돌파할 만큼 인기가 좋았다.
올해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선물 ETF를 처음으로 승인하며, 암호화폐 ETF에도 투자금이 몰렸다. 비트코인 상승세에 힘입어,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 '는 연중 약 94.99% 올랐다. 미국 ETF 수익률 1위이다.
옵션 전략을 활용한 ETF도 있는데 미래에셋 자산운용의 채권형 월 배당 ETF 'TIGER 미국 30년 국채커버드콜액티브 ETF'로 지난 10월 순자산이 1조 원을 넘었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해 월 배당을 받는 상품으로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 중 최초로 순자산 1조원을 돌파했다.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 매도로 얻은 이익을 투자자에게 분배금으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2024년 ETF 시장에서는 미국이 가장 눈부신 성장을 했다. 전 세계에서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ETF는 1위가 '뱅가드 S&P500 ETF' 2위가 '아이셰어즈 코어 S&P500 ETF였다. S&P500 상승에 힘입어 두 ETF는 연중 각각 28% 상승했으며 한국 수익률 상위권도 미 ETF가 휩쓸었다. 1위는 'ACE 미국빅테크 TOP-7 PLUS레버리지 ETF'로 미국의 빅테크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2025년에도 미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실적이 있으면 주가 상승이 있고, 지금 세계에서 큰 혁신과 경제 성장을 이루어 내고 있는 미국 시장의 ETF가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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