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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가치주와 성장주, 채권과 주식의 관계

   

성장주와 가치주 구분하기

 가치주와 성장주를 서로 다른 투자의 형태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가치주와 성장주는 결국 기업의 '가치'에 무게를 두고 추후 주가상승을 기대하는 투자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가치를 어디에 더 중점을 두고 생각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아무튼 투자업계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인 가치주와 성장주 투자에 대해서 정리해 보자. 주로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시장의 성격 때문에 가치주에 대비해 성장주가 더 주목을 받는다. 가치주를 선호하는 투자자는 오히려 이 단기적 성격 덕분에 가치주가 과도하게 저평가되어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여건을 마련해 준다고 말한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주의 수익률이 성장주의 평균 수익률보다 높다고 주장한다 ('장기적' 투자 기간은 투자자마다 다르므로 일반적 사실이 아닌 '주장'이라고 표현이 맞을듯 하다).

 가치주는 주로 경기순환주 섹터 주식들이 많고 경기회복세 초기 단계에서 가치를 실현해 수익률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반면 상승장일수록 수익률이 저조하다. 성장주를 더 선호하는 투자자는 시장이 저평가된 주식의 가치를 인정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불필요한 비용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성장주의 가치는 시장에 선반영 돼 수익률이 가시적이고 성장세의 기대감이 지속되는 한 계속 상승한다. 주로 저금리 환경에서 상승장일 때 성장주 수익률은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고 경기가 전반적으로 하락세일 때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다.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

 

  역대 경기침체기(IT,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에는 가치주 수익률이 성장주 수익률을 압도하지만 그외 경기호황, 상승장에서는 성장주 수익률이 시장을 압도하는 패턴이 이어진다. 미국의 역대 경기침체기 동안 가치주의 가파른 수익률 상승세를 알 수 있다. 반대로 침체기를 벗어나 경기가 호전될수록 성장주의 득세가 시작되는데, 예를 들어 2009년부터 줄곧 이어져왔던 미국의 상승장 동안 성장주의 상대적 수익률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성장주든 가치주든 자신의 투자 성향에 따라 그리고 매크로적 시장 상황에 따라 흐름에 맞춰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이 옳다. '가치투자'를 하겠다며 포트폴리오를 100% 가치주로 구성하는 것도, 눈앞의 수익률을 찾아 무조건 성장주에 올인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아무도 어느 한쪽을 택하라고 강요한 적 없다. 가치주와 성장주 구분은 그저 투자 방법을 구분하는 것 중 하나일 뿐이다.

 가치주, 성장주 모두 기업의 가치에 중점을 두되 시장의 상황에 따라 비율을 조정하며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주식 60: 채권 40' 포트폴리오 전략 의미가 있을까?

 시장을 큰 그림으로 보기 위해서는 주식시장보다 훨씬 더 큰 자금이 움직이는 채권시장의 자금흐흠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시장의 사이클뿐 아니라 미국 주식시장도 완벽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금리다. 금리는 실질금리에 인플레이션 (물가상승률)을 더한 값이므로 미 연준이 정하는 기준금리 외에 실질금리의 벤치마크로 쓰이는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에 주목하면 금리의 방향성을 알 수 있다.
 2021년 하반기 초저금리 시대에  미 연준은 그동안 0~25bps(0.00~0.25%) 수준에서 유지되던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리겠다는 금리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시장금리의 대표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10년물 채권 수익률을 보면 그 전년부터 상승세를 보였지만 그 당시도 역사적 저점 수준이었다. 다시 말하면 채권 가격은 사상 최고치라는 뜻이다.
 주식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일정 비율 보유하고 있으면 하락장이 와도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이 오랜 기간 검증된 전략이었다. 다만 유난히 예외적인 상황이 많은 지금의 시장에서는 주식과 채권 가격의 동조 현상이 종종 일어나 더 이상 방어자산으로서의 기능도 상실한 듯 보인다. 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동반 랠리가 일어나는 것이다. 시장에 과도한 유동성이 풀려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함과 동시에 미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과 대량 국채 매입으로 금리는 하락하고 채권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이는 채권뿐 아니라 금처럼 주식의 방어자산으로 취급되는 상품 역시 마찬가지다. 주식, 채권, 금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현상일 뿐 장기적인 자산 가격 추이를 보면 두 자산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맞다. 그럼에도 지금의 높아진 유동성으로 인플레이션까지 가세한다면 채권투자자는 갈 곳이 없다. 그렇다면 이런 환경에서 채권투자는 정말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일까?
 물론 꼭 그렇지만은 않다. 현실적으로 추가적 금리하락을 기대하며 (채권 가격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채권투자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저금리, 인플레이션 등 매크로적인 시황이 오늘의 채권투자자에게 불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절대적인 고이자 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유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투자적격 등급 회사채나 고수익 회사채의 경우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 채무불이행 위험이 상승하면 미국 국채 대비 훨씬 더 높은 금리 스프레드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기투자 관점으로 보면 코로나19로 시작된 경기침체가 10년동안 지속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 이상 경기회복 이후 채권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는 제 역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또한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채권이라면 사실상 현금이나 다를 것 없다.
 채권을 꼭 포트폴리오에 편입하지 않아도 좋다. 예전에는 주식 60%, 채권 40%라는 '이상적인' 자산 배분비율이라는 것이 존재했고 지금도 이를 추종하는 세력이 있지만, 이것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마법의 절대 비율은 결코 아니다. 채권투자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시황이고 자신이 세운 투자 목표에 부합하지 않은 상품이라면 방어자산으로 차라리 현금 보유를 택하는 것도 좋다. 요점은 나의 상황과 나의 투자 목적 ( 단기 차익실현, 고배당, 장기투자, 원금보장 안전성 등)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특정 상품이나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흐름을 읽을 줄 알고, 내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지금 매수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서 6개월 후, 1년 후에도 같은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내가 투자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까지 알아야 하나' 라고 생각하겠지만 원래 투자란 그렇다. 내가 특정 자산에 왜 투자하는지는 물론 왜 투자하지 않는지도 스스로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투자는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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