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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주식시장의 투자심리

 

     이미 주가에 반영된 호재는 영향력이 없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듯이 주가는 미래 기업의 가치를 반영한다. 그중 중요한 점은 미래 가치라는 개념이 시장의 기대심리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주가 개념을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다.

 현재 주가는 기업의 미래 가치와 시장의 기대심리를 합한 것이다.

이러한 기대심리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일 수 있어서 기업의 미래 가치에 프리미엄을 추가하기도 하고 디스카운트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주가는 결국 시장이 받아들이는 기업의 가치이므로 내재가치와 별도로 시장의 기대심리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체험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2020년 7월 22일에 테슬라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했다. 그 실적은 테슬라의 성장과 실적에 보수적인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의 컨센서스를 충분히 웃돌았다.

실제 매출과 EPS는 예상한 것보다 높게 나왔다. 지난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덕분에 그동안 테슬라가 목표로 한 S&P500 지수에 편입하기 위한 최소 조건도 충족했다. 언론은 장 마감 이후 발표한 2분기 실적을 크게 다루었고 이것이 호재로 받아들여지면서 주주들 역시 다음 날 급등하는 주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음 날 테슬라 주가는 거의 변화가 없다가 주가가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큰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추가 상승하지 않느냐며 화를 내는 투자자도 많았다.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왜 테스라의주가는 상승하지 않고 그대로였을까?  "테슬라를 매수한 사람들 중 실적이 나쁘게 나올 거라고 생각해서 매수한 사람이 있을까?" 테슬라의 미래 가치를 이해하고 그 이상까지 갈 것이라고 믿은 사람들은 이미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자신의 기대심리를 주가에 선반영 했다. 반대로 테슬라의 성장세를 믿지 않는 사람은 테슬라를 매수하지 않아 실적 발표한 다음의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늘의 주가 차트만으로는 각각 다른 포지션을 가진 시장의 수많은 투자자가 제각각 어떤 기대심리로 매매하는지 알아낼 수는 없다. 한마디로 테슬라 주식이 호재에도 반등하지 않은 이유는 이미 호재에 따른 기대심리를 반영한 주가에 매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처럼 주가를 이끄는 기대심리라는 동력은 반대방향으로도 작용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유발할 특별한 사건이나 요인을 촉매(Catalyst)라고 한다. 보유한 주식의 수익실현이나 포지션 조정을 계획 중이라면 해당 주식의 촉매를 예상하는 날짜를 미리 확인해 두고 그 전날과 당일만큼은 주가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가령 테슬라는 분기 실적 발표일 외에도 S&P500 지수 포함이라는 촉매 건을 살펴보자. 미국 시장을 대표하는 S&P500 지수에 포함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지수에 편입되는 것 자체가 기업 주가에 큰 호재여서 주가가 상승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운용수익의 벤치마크가 대부분 S&P500 지수인 연기금,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는 테슬라 규모의 시총 종목이 편입될 경우 지수 추종을 위해서라도 매수해야 하기 때문에 그 매수세에 따른 주가 상승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S&P500 지수 편입은 주가에 꽤 의미 있는 일이므로 이를 결정짓는 특별위원회가 여러 가지 조건을 제대로 충족하는지 검토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린다.

S&P500 지수에 편입되려면 시총이 최소 82억 달러 이상인 미국 법인으로 시장 유동성이 높고 발행주식 총수의 절반 이상이 시장에 유통 중이면서 가장 최근 분기를 포함해 지난 4개 분기 동안 연속 순이익을 지속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량적  평가 기준일 뿐이다. 명시하진 않았어도 위원회가 시장 효율과 건전성을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정성적 기준도 있으므로 위 조건을 전부 충족한다고 해서 지수 편입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테슬라가 바로 그런 경우다. 그동안 크게 상승한 주가를 뒷받침한 것은 테슬라가 S&P500 지수에 편입될 거라는 시장의 기대심리였다. 하지만 막상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날이 오자 기대와 달리 테슬라는 지수 편입 종목으로 지정받지 못했다. 시장 관심에 따른 그동안의 주가 상승이나 시총, 순이익 지표와 별개로 S&P500 위원회는 오버밸류에이션, 시장 변동성, 매출과 순이익의 지속가능성 등을 이유로 편입을 하지 않은 것이다.

 당시 주가 변동성이 낮아지는 구간이 지속되면 S&P 위원회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3개월 후인 11월에 최종 승인되어 12월 21일 기준으로 S&P500 지수 편입이 이루어졌다. 이런 경우 지수에 편입되어 매매가 시작되는 날짜가 아닌, 최종 승인 날짜인 11월 17일을 기준으로 호재이기 때문에 지수 추종 기관들이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매수세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매수를 하는 것이 맞다.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으로서 매매가 시작되는 시점부터는 이미 모든 호재가 반영되어 지수 편입 자체만으로는 추가 상승 동력이 없고 또 다른 촉매가 필요하다. 

 모든 주식은 미래 가치에 따른 기대심리를 선반영한다. 현재주가는 시장이 인식하는 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한 숫자이다. 이에 따라 그 기대심리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는 순간 주가는 바뀐 기대심리를 반영한 새로운 주가를 향해 움직인다. 이것이 주식시장의 투자심리인 것이다. 이 점을 기억하자. 주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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